Destroy Babylon
자메이카에서 직접 만들어온 루드페이퍼의 2집 [Destroy Babylon]. 한국 레게 부흥에 도전한다. 1집에서 쿤타와 RD는 레게를 기반으로 힙합 덥스텝 심지어는 소울을 전혀 이질감이나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Rude Paper만의 음악으로 재창조 하는데 성공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또다른 음악적 변화를 시도했고 이번 음반에서는 좀더 Roots Reggae로의 전환을 추구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이들은 좀더 본질적인 레게 사운드로의 접근을 위해 자메이카행을 택했으며 그곳에서 ‘Bob Marley & the Wailers’, ‘Ziggy Marley and The Melody Makers’ 같은 기라성 같은 밴드의 기타리스트인 Earl "chinna" smith를 만나게 된다. 루드페이퍼는 그와의 음악 교류를 통해 본인들이 앞으로 보여줘야할 레게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됬으며, 현지에서 모든 연주자들을 직접 컨택 하고 모아 그 유명한 "Bob Marley"의 Tuff gong studio에서 그들의 2집 녹음을 시작하게 된다. Earl chinna smith 와 함께 Bob marley and wailers의 쎄션으로도 활동한 전설의 색소포니스트 Dean Fraser, 그래미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Black Uhuru의 Mykal Rose, Bob Marley를 비롯해 Shaggy, Buju Banton, Laulryn Hill, Jimmy Cliff의 쎄션으로 활약 했던 Nambo Robinson, 자메이카 레게씬에 떠오르는 드러머 이자 프로듀서인 Kirkledove Bennet 등의 멤버들로 구성된 이번 루드페이퍼 2집의 연주자들은 이름 많으로도 많은이들의 기대감을 충분히 불러 일으킬만하다. 여기에 더해 국내 유일무이한 레게 보컬 쿤타는 이 앨범을 통해 한층 더 본인과 맞는 옷을 입은 듯 하며 프로듀서 RD는 이번 자메이카행을 통해 레게에 대한 본인의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갖게 되었다. 이에 더해 새로운 멤버인 기타리스트 Kevon의 합류는 이들의 음악을 한층 더 성숙하고 생동감 있게 만들어 준다. 2집 Destroy Bobylon은 Rude Paper라는 이니셜을 박아 넣은 듯한 사운드가 특징인 ‘Two Rudi Boys’로 시작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Trap에 라가머핀 요소를 극대화 시킨 이곡은 1집에서 2집으로 넘어가는 교두보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인 ‘꿈이라도 좋아’는 남녀관계로 국한된 것이 아닌 모든 소중한 존재와의 관계에서 오는 애뜻한 사랑을 표현한 곡으로 쿤타의 독특한 보이스 컬러가 절제된 어쿠스틱 사운드가 포인트다. 8-90년대 가요를 연상 시키기도 하는 이 곡은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훔칠것으로 예상된다. 특히나 주목해야할 곡들은 역시 자메이카 ‘Tuff gong 스튜디오’ 에서 현지 연주자들과 함께 풀세션 라이브 레코딩을 해온 ‘We are so dangours’, ‘Rootsman’, ‘sons of liberty’ 이다. 이곡들은 가히 다국적 군단이라 말할수 있을 만큼 세 국가의 연주자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또한 빼 놓을수 없는 요소이다. 자메이카 연주자들의 환상적인 연주위에 일본 레게씬에서 활동하는 베이시스트 찰리, 그리고 이번앨범부터 합류한 Kevon의 케미는 가히 놀랄만 하다. 여름에 가볍게 흘려듣는 파티분위기의 레게에 익숙하던 국내 리스너들에게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메시지를 담은 본연의 레게 정신을 느끼게 해줄 곡들임에 확실하다. 그리고 일본의 레게 뮤지션들과 RD가 함께 콜라보를 한 트랙 East rockers 는 그래미 수상에 빛나는 자메이카 출신의 레게뮤지션 Mykal Rose가 참여한 곡으로 레게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미 8월 싱글로 발매되었던 Double K가 피쳐링한 'New Rasta Virus', 2014년 ‘김광석 오마쥬’ 란 앨범에 수록되었던 명곡 ‘변해가네’ 또한 눈에 띈다. 그밖에 이들의 대표곡 'Fight like the lion', 새로운 느낌의 덥 넘버 'I&I Reggae' 그리고 그들이 1집때 추구 했던 퓨쳐 레게를 더 발전된 형태로 표현한 'Freedom', 'Truth of the Witches', 'One Blood' 그리고 독특한 방식으로 이별을 이야기한 'God no fair'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들의 가사 또한 단순한 사랑이 아닌 다양한 개인적 자아와 사회적 이슈를 다뤘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자메이카에서 이야기 하는 Babylon이란 의미는 인간애를 엉망으로 만드는 사회의 모든 시스템을 뜻한다. [Destroy Babylon] 이라는 앨범 타이틀과 같이 그들은 편가르기의 무조건 적인 정치 이념 싸움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힘을주는 작은 저항을 세상에 한것이 아닌가 싶다. 이 앨범을 듣는순간 루츠레게로 심도있게 접근하려는 변화가 느껴지지만 그 변화가 전혀 어색하지 않으며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루드페이퍼 만의 색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의 실력과 고뇌를 여과없이 보여주는 것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