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With LEE WONSEOK)
mayyo (메이요)' [0] 중력의 남자가 무중력에 사는 여자를 만난 이야기 중력을 핑계 삼아 모두를 둥글게 가둬버린 곳. 어떤 나라의, 어떤 이름으로 하루 24시간을 살며,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마저 결정해야 하는. 바쁜 시간 속에 빠른 선택만 있는 곳. 결국 벗어나지 못하는 자유의 한계를 느끼며 개인의 소유욕만 점점 커져만 가는 무서운 곳. 그래서 사랑하지 않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넘쳐나고, 내 것이 많아지는 순간에 행복을 느껴버리는 사람들이 살고 또 죽는 곳. 시간이 없어서 꿈을 꾸지 못하는 한 남자는 지난 꿈속에서 만난 그녀의 말을 떠올린다. "나는 당신과 사랑에 빠질 수도 있는데, 당신은 나를 사랑에서 구하고 있어요."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아름다운 찰나에, 남자는 사랑으로부터 안전하게 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사는 곳에는 시간도, 공간도 정해진 것 하나 없이 자유로웠고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다. 영원히 이별도 없고, 영원한 약속도 없었다. 그래서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은 이 여자를 남자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에게 안녕을 말하는 남자는 이해해 달라지만, 그녀는 가만히 노래를 부른다. 꿈결같이 아름답게. 이해를 구한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작은 생각 속에 누군가를 삶 전체를 구겨 넣으려는 것과도 같다. 지구보다 우주가 크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데. 그저 여자에게 있어서는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랑하면 되는 거였다. 이해하지 말고 사랑하는 것. 무중력의 하루처럼. [0] - written by 'LO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