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 브로콜리너마저 -포기의 순간 속에서 멈춰버린 사람들 누구에게나 '포기해야 할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고 할 수 있는 것도 빤하기에 어쩌면 삶은 당연하게도 수많은 포기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그 '포기의 순간'이 너무 길어져서 일상의 많은 부분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브로콜리너마저의 새 앨범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는 그 길고 지난한 과정을 겪어온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이자 자기 고백이다. '어떻게든 뭐라도' 에서 화자는 포기의 순간에서 끝없이 발버둥을 치며 버텨온 스스로와 주변에게 '애쓰지 말고 편해지렴, 수고했어 긴 시간 동안' 이라고 위로하고 있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결코 안락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덧붙인 '어떡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이라는 문구가 '포기의 순간'에 갇혀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짐작케 하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좋았었던 날은' 에서는 버리지 않고서는 끝내 포기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남아있는 기대감과 아쉬움을 놓지 못한 채 과거에 머무르고 마는 우리들은 좋았던 날들을 모두 소진하고서야 현재를 포기할 수 있는 것이다. 싱글로 선보였던 '2020' 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포기의 순간이었던 2020년을 보내었던 감상을 담고 있다.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그 순간들은 지나고나면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되겠지만 그 속에 있었던 이들에게는 여전히 짧지 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앨범의 서사를 마무리하는 '바른생활' 은 앨범의 첫 문장에 해당하는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시작된 고민에 대한 지금 시점에서의 결론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잠을 잘자고 밥을 잘 먹는 단순한 생활속에서 삶을 위한 힘을 얻는 것 처럼, 눈앞에 만연한 포기의 시간 속에서 브로콜리너마저가 내린 답은 '그냥 걸어가는 것' 이다. 포기를 하든 그렇지 않든 계속 걸어가지 않으면 새로운 풍경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 풍경이 어떤 모습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음악을 듣는 분들이 '어떻게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와 함께 그 쉽지 않은 발걸음을 떼어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산책이 끝나고 나면 잠도 잘 올것이고, 내일을 맞이하는 마음도 조금은 가벼울 것이다. 아참. '유자차' 를 잇는 힐링 푸드송이 될 보너스 트랙 ‘라면 너라면 괜찮아’ 도 잊지 마시길. 유쾌하지만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가사와 귀여운 멜로디로 당신을 격려 해 줄 것이다. [CREDIT] 베이스/보컬/기타 : 덕원 건반/피아노/코러스 : 잔디 드럼/보컬 : 류지 아이들 소리 : 열리는 어린이집(2020) 작사/곡 : 윤덕원 편곡 : 브로콜리너마저 녹음 : 김대성, 이상윤, 이상철 @tone studio 윤덕원 @studio broccoli 믹싱 : 김대성 @tone studio 윤덕원 @studio broccoli(라면 너라면 괜찮아) 마스터링 : 김대성 @tone studio 일러스트 : 실키 silkidoodle 뮤직비디오 : Hail(director), KEEPUSWEIRD(production)(어떻게든 뭐라도) 전용현(2020, 바른생활) 로고/글꼴 : 김기조 디자인 : 변인희, 김기조 제작 : 스튜디오 브로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