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ed
90년대 후반부터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 국내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 그리고 이 언더그라운드라는 발원지에서부터 한국 힙합은 짧은 세월 동안 눈부시게 발전되어 왔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음악은 진솔한 가사와 공격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주류 음악들이 하지 못하는, 혹은 놓치고 지나갔던 부분까지 면면이 훑으며 대안음악으로서의 쾌감을 제공해왔다. 물론 이것은 정련된 한국어 라임의 구축과 사운드에 있어 명백한 진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십 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05년 현재, 한국 힙합 씬은 다양한 형태의 힙 합 음악들이 공존하는 다원적인 형태로 변모하였다. 그러나 양적 팽창과 질적 진화에도 불구하고, 초기의 국내 언더그라운드 힙합이 가졌던 특유의 공격성과 젊은이들만의 패기가 많은 부분 거세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마일드 비츠(Mild Beats)의 데뷔작 [Loaded]가 못내 아쉬웠던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Loaded]는 mo’Real과 Dead’P, Addsp2ch를 통해 힙합 씬에 새로운 이정표를 그렸던 빅딜레코드의 네 번째 작품으로, 빅딜레코드의 그 어떤 프로듀서보다 세밀하고 정련된 사운드를 구축하고 있는 마일드 비츠의 첫 번째 앨범이기도 하다. 그는 철저하고 기본에 충실한 디깅(Digging) 작업을 통해 엄선되고, 단련된 원료를 비트의 밑거름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그가 주조해낸 풍부한 질감의 감각적인 비트는 듣는 이의 가슴 속에서 강력한 폭발을 이끌어 내며, 청자의 동의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설득력을 가진다. 그의 앨범을 빛내주기 위해 찾아준 초대 손님도 가히 폭발적이다. 현재 힙합 씬에서 떠오르고 있는 3대 트로이카 레이블 ‘빅딜’, ‘신의의지’, ‘소울컴퍼니’의 주요 엠씨들(Dead’P, Addsp2ch, Deepflow, Ignito, Loptimist, Rhyme –A-, Minos, Paloalto, Elcue, R-est, Kebee, The Quiett, 화나등)이 모두 참여했으며, 항상 빅딜과 발맞춰 온 실력파 프랑스 디제이 Toon 과 Switch, 그리고 역시 프랑스의 수퍼 턴테이블 테크니션 Le Very Stronger Crew의 DJ Keri & Nicolson도 동참해 월드 와이드 커넥션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그 뿐만이 아니다. 뉴 패러다임을 일궈나가는 재야의 보석같은 엠씨들(Simon Dominic, E-SENS)도 참여를 자처하며 화룡정점을 찍었고, 국내 블랙뮤직 최고의 사운드 엔지니어 소닉 코리아의 전훈 기사가 마스터링 작업을 맡아 앨범의 완성도를 책임지고 있다 이것은 풍부한 질감의 로우파이 사운드 바탕에 청춘의 분노와 패기를 합쳐 강력한 공감각적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내는 언더그라운드 무브먼트이며, 2005년이 저물어 가는 시점에서 기화한 힙합 씬의 작지만 거대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