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Standard
건강한 에너지, 페퍼톤스의 새 앨범 2008년의 봄에 어울릴 BGM을 고르고 있는 리스너들이라면 귀가 번뜩할만한 소식 하나. 페퍼톤스가 두 번째 앨범을 발매했다. 그것도 무려 14곡이나 담긴! 라는 단단하고 대범한 제목을 내건 이번 앨범의 에너지는 어느 때보다 여유롭고 긍정적이다. 데뷔 EP 가 발매된 게 2004년임을 감안하면 불과 4년만에 ‘페퍼톤스 사운드’라고 부를만한 어떤 것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듯하다. 그럼에도 이들의 사운드는 언제나 예상했던 것보다 한 발짝 더 상쾌하고 선명하다. 이번 앨범은 그러한 ‘상쾌한 순간’의 사운드를 완성하고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기는 듯, 시원시원한 느낌이 살아 있다. 뭐랄까, 자신들의 드라이브에 틀어놓을 음악을 직접 만든 느낌이랄까? 1집의 발매 직후, 이미 카바레사운드에 2집의 윤곽을 걸어두고 작업에 들어갔던 멤버들은 셀프 믹싱과 마스터링까지 도맡으며 사운드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하나의 음악처럼 이어지면서도 특색이 살아있는 14트랙이 탄생했다. 탁 트인 옥상의 BGM 전매수표인 ‘정신없이 신나는’ 분위기를 1.5배 빠르게 감아놓은 듯한 서곡 ‘Now We Go`를 지나면 뮤지컬 영화처럼 노래와 현장음으로 이어진 곡들이 등장한다. ‘Balance!’ ‘오후의 행진곡’ 등의 산뜻한 곡들. 후름라이드를 타고 찍은 사진처럼 장난스레 흔들리는 스캣송 ‘We Are Mad About Flumerides`을 지나면 빈틈없이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타이틀곡 ‘New Hippie Generation`이 여유의 철학을 얘기한다. 후반부에는 더욱 실험적이며 다양한 시도들이 돋보인다. ‘불면증의 버스’처럼 전작에서 들을 수 없었던 락킹한 트랙들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언제나 조크를 잃지 않는다. 이번 앨범은 전작들보다 전면에 등장한 멤버들의 보컬과 더욱 다양한 게스트 뮤지션의 참여가 눈에 띈다. 꾸준히 페퍼톤스와 함께 활동해온 deb, 연희, 김규희(drum), 공민(piano) 외에도 오!부라더스의 안태준, 라이너스의 담요의 연진, The Smiles의 민강미 박지연, 보이쳐에서 활동했던 김현민 등이 레코딩에 참여해 주어 다채로운 색깔을 더했다. 올 봄, 탁 트인 옥상의 BGM으로 더없이 어울릴만한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