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 Kyu Chan V

제 1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수상작인 '무지개' 이후 데뷔 앨범의 '따뜻했던 커피조차도'에서 처음 보여줬던 파워풀한 조규찬의 보컬은 5집에 이르러서는 더욱 심화된 느낌이다. 베이시스트 김정렬, 기타리스트 이준과 함께 했던 '새 바람이 오는 그늘' 시절과 비교해 볼 때 조규찬은 다양한 음악적 시도에 욕심이 많은 음악인 중 한 명이다. 조규찬은 1집에서의 Micheal Jackson과 유사한 Funk 스타일과 메틀적인 창법을 이용한 발라드를 선보였으며, 2집에서는 재즈적인 분위기를, 3집에서는 R&B를 담아냈다. 이렇게 다양한 음악적 시도 탓일까, 그는 김현철과 더불어 활동 초기의 팬과 현재의 팬들이 양분돼 있는 음악인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에서는 오프닝 트랙부터 자신의 음악적 변화를 인식시키려는 듯, 디스토션이 상당히 들어간 메틀 기타 사운드 위에 Funky한 창법으로 '상어'를 부르고 있다. 또한 이 '상어'와 '어느 수집광의 편지'에서는 과감한 랩을 수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이 앨범에서도 조규찬의 섬세한 음색을 들을 수 있는 소울풍의 '달', 'Moonlight Club'이 담겨있지만 초창기 시절의 포크 스타일의 맑은 창법보다는 소울, R&B 스타일의 창법으로 성숙한 내음을 풍긴다. 이외에도 락발라드 스타일의 곡과 전형적인 재즈 발라드, 정통적인 재즈 연주곡까지 수록하고 있어 다양한 선물 가게에 들어선 느낌을 선사한다. 행여 초창기 조규찬의 모습을 재회하고프다면 마지막을 장식하는 두 곡이 대신해 줄 듯하다. 키보드의 간결한 연주 위로 들리는 꾸밈없는 듯한 목소리로 부른 '바이러스'와 Klaatu의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의 도입부를 그대로 따온 듯한-아니, 의도적으로 사용한 듯하다- 가을밤 풀밭을 밟는 소리로 시작되는 'Hello Farewell'이 그 두 곡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어쿠스틱 기타와 앞으로 튀어나온 베이스 연주가 '새 바람이 오는 그늘'의 느낌을 상당히 담아내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