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jel
국내 최고의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하는 새로운 여성 재즈 보컬 하젤의 데뷔 음반 피아니스트 박종훈, 드럼 크리스 바가, 베이스 전성식 feat. 이주한(트럼펫), 손성제(색소폰) & MC한새(래퍼) “대한민국 재즈 씬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굳건한 구조를 딛고 한껏 나래를 편, 잘 만들어진, 정성스레 포장된, 다양한 음악적 묘미를 두루 즐길 수 있는 앨범” 하종욱 (음악 칼럼니스트) “매우 좋다 몇 만장 나갈 거 같다 또 매우 이뿌다”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 “정말 좋다 내 영화에 쓰고 싶다” 이동준 (영화음악감독) 2009년 5월, 재즈-일렉트로닉 미니앨범 [I'm too Sexy]를 통해 가수 김현철 곡인 “어느새”를 새롭게 리메이크,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재즈 가수 ‘하젤’의 정식 데뷔 음반이다. 클래식 피아니스트이자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이는 박종훈의 프로듀서와 피아노와 드럼에 ‘크리스 바가’, 베이스의 ‘전성식’까지 가세한 이번 음반은 기존 스탠다드 팝/재즈 뿐 아니라 이들 세 명의 신곡까지 더해져 기존의 국내 여성 재즈 보컬의 음반과는 확연한 차별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 외에도 이주한, 손성제 등이 한 곡씩 참여하여 음반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으며 재즈 음반으로는 획기적이라 할 정도로 국내 래퍼 1세대라 할 수 있는 ‘MC 한새’까지 참여, 그야 말로 화려한 진영을 마련했다. Hey Jude, Cheek to Cheek, L-O-V-E 등 기존 스탠다드 팝/재즈곡들이 전체 수록곡들 사이에서 무난하고 안정적인 역할을 재즈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 이번 음반에 참여한 박종훈, 크리스 바가, 전성식의 새로운 곡들은 보컬 ‘하젤’의 색다른 개성과 이 음반이 추구하는 목표를 확실히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기존 재즈의 점잖은 혹은 전형화된 품격을 기대한다면 이들 신곡들의 파격적인 구성과 가사는 말 그대로 재즈라는 테두리에서 소화하기에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박종훈 작곡, 하젤 작사의 “그림의 떡”은 여성 보컬과 남성 래퍼 ‘MC한새’의 재미난 가사가 눈에 띄고 트럼펫 이주한의 솔로가 빛나는 “Mad About You (이제 어쩌면 좋아)” 는 가장 재즈적이면서도 직설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또한 Count Basie, Tadd Dameron의 곡인 “Good Bait” 에 한글 가사를 새롭게 입힌 “아찔한 밤”도 단순 리메이크작으로만 대해 놓치기는 아까운 트랙! 음반 후반에 실린 스페셜 트랙 2곡인 “Marry Me”와 “Jeanne & Me”에서는 반도네온(진선)과 일렉트로닉 편곡(S.J. Mohito)이 가미되어 이 음반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 REVIEW : 하종욱 (음악 칼럼니스트) 이번 하젤의 데뷔 음반은 내게는 더 익숙하고 친숙한 이름인 박종훈(피아노), 전성식(베이스), 크리스 바가(드럼), 정수욱(기타), 이주한(트럼펫), 손성제(색소폰)의 내공 있는 후원이 바쳐졌기에 처음엔 그녀가 신인임을 쉽게 눈치채지 못했다. 이번 음반은 대한민국 재즈 씬을 대표하는, 당대 최고의 재즈 아티스트들이 세션으로 참여했다고 해서 막연히 재즈로 응시하는 것은 명쾌하지 않을 것 같다. ‘Cheek To Cheek', 'Good Bait', 'L.O.V.E' 같은 재즈 스탠더드가 있지만, 팝의 고전 'Hey Jude'의 리메이크도 있고, 박종훈 – 전성식 – 크리스 바가 등이 신인 보컬리스트 하젤의 첫 출발에 바친 신곡들도 혼재하고 있다. 그녀의 보컬을 감싸는 소리의 배경은 분명 재즈에 기초하고 있지만, 편곡과 프로듀싱의 방향은 재즈의 고전성에 얽매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맹목적으로 하젤의 음악을 재즈에 구속시킨 채, 고유의 범주, 규정, 조건 등을 잣대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해석일 수도 있다. 이를테면, 럭비와 축구에서 ‘손을 사용할 수 있느냐?’는 여부가 치명적으로 적용되는 것과 같다. 예컨대 하젤의 음악에 무조건적으로 재즈의 잣대를 적용하면, 아직은 몸에 익지 않은 스윙의 법칙, 스캣 능력 등은 규정 위반인 셈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첫 출발을 알리는 이십 대 초반 보컬리스트의 음악에 장치된 또 다른 매력이 묻히고, 훼손되고, 왜곡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이를 조심스럽게 가리고 싶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느낌은 재즈에 기초한 팝에 가깝다. Jazz-Pop이나 Contemporary Music의 범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아니, 위의 애매한 기준 조차도 무시한 채, 그냥 소리의 느낌을 수용한다면, 훨씬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다. 내가 이 앨범을 들으며, “좋다”, “괜찮다”라는 느낌을 누렸던 가장 큰 이유는 그 다양함에 있다.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며 대중 음악의 여러 아름다움을 탐닉했던 하젤의 특장점은 다양성이다. 특정 장르와 스타일에 묶이지 않은 채, 재즈, 소울, R&B, 보사노바, 팝, 포크, 일렉트로니카 등 여러 가지 음악적 요소를 구사하고 있음이다. 전체적으로 업 템포의 속도감을 안고 경쾌하게 흘러가는 음악에서 그녀는 능숙능란하게 리듬을 타고 흘러가는 기민함을 자랑한다. 신인임에도 또박 또박 책 읽듯 리듬에 소리를 박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감성과 호흡으로, 당당하게 자신의 소리를 내고 있음도 좋음의 이유다. 요즈음의 젊은 보컬리스트들이 추종하는 R&B의 과시적인 창법을 굳이 내세우지 않은 채, 곡의 이미지에 자연스레 흡수되어 호소력을 발현하는 풍부한 표현력도 그렇다. 느긋한 발라드에서 속삭이듯 사색적인 분위기를 피울 수 있는 능력은 성숙하고 풍부한 감성의 증거이다. 내가 알고 있는 한국의 아티스트 중 가장 자유로운 음악적 사고를 지니고 있는 박종훈의 프로듀싱은 하젤이라는 전도유망한 아티스트가 담을 수 있는 다양한 메뉴의 폭과 깊이에 걸맞게 설계되었다. 화려함과 담백함을 고루 섞어 배치함으로써, 지루하지 않게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대한민국 재즈 씬을 대표하는 재즈 뮤지션들은 그들의 명성에 걸맞게 안정되고 튼튼한 밑그림을 그려 주었다. 덕분에 하젤은 이 굳건한 구조를 딛고 한껏 나래를 펼 수 있었다. 잘 만들어진 앨범, 정성스레 포장된 앨범, 다양한 음악적 묘미를 두루 즐길 수 있는 앨범. 이것이 애초 박종훈이 내게 물었던 느낌에 대한 답이다. 앨범의 총평이다. 특정한 장르와 스타일에 매몰되지 않은 채, 오늘의 성능 좋은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이 두루 구비되어 있다. 재즈, 팝, 소울, 라틴, 일렉트로닉, 포크, 랩 등 다채로운 음악적 메뉴가 장치되어 있으며, 그녀는 곡마다 변신하듯, 자신의 풍부한 성능을 두루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하젤”이라는 신인 보컬리스트의 내일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