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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 : 대영기획 레코딩 스튜디오 : 서울 스튜디오 [내지에 수록된 글입니다] ■ 고독한 전위정신 ■ 한국의 누벨바그 뮤직의 기수, 신해철 솔직히 말하자면, 난 신해철 2집 앨범을 주의깊게 듣기 전까지는 그저 그를 단순히 '뉴키즈'들에게 인기있는 신 상품 정도로 밖에 생각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작품보다는 제품의 가수를 양산해내는 우리 대중 가요 풍토에 대한 선입관과, 그의 몇몇 노래에서 얼핏 풍기는 박래품적 분위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노래들을 주의깊게 듣고난 이후, 난 신해철이라는 대중가수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전면 수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는 단순히 '노래하는 베짱이'중의 하나가 아니라, 이세계를 자신의 멜로디로 해석하고 재구성하려는 욕망을 가진 뛰어난 아티스트였다.(예컨데 '재즈카페'나 '나에게로 쓰는 편지'는 한국 대중가요의 누벨바크(Nouvelle Vague)시대를 예감케 하는 작품들이다) 말하자면 그의 노래는 우리 대중가요가 안고 있는 감각과 의식의 중세성을 해체하고 그위에 근대적 기획(Mordern Project)을 완성하겠다는 열망으로 가득차있었다. 혹자는 말하기를, 삶은 리듬이라고 했지만 의 정서는 그 삶의 리듬을 퇴행적이고 나약한 그 무엇으로 변질시킨다. 신해철의 음악은 그 뽕짝의 정서가 지니는 삶의 불모성을 극복하고, 대중가요의 새로운 인식의 패러다임을 꿈꾸는 음악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해철의 음악은 키치세대의 감각적 정점이지만, 역설적으로 대중문화의 상품적 구조속으로의 순응을 거부하고, 거기 에서 일탈하려는 전위성을 끊임없이 제시하고있는 것이다. 난 그가 제시하는 전위정신을, 한마디로 '뽕짝과의 싸움'이라 요약하고 싶다. 요컨데 그는 뽕짝의 리듬에 젖어있는 대중정서의 틀을 전복시키려 애쓰는 진정한 의미의 아방가르드일 것이다. 지금 우리 대중 음악은 미세하게나마 변해가고 있다. 그 변화는 뽕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변화이다. 난 신해철의 음악이야말로 그러한 변화를 가져오게한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음악은 팝의 원류인 영미팝의 전면적인 수용이긴 하지만 그 자체가 이미 자신의 리듬으로 육화된 창조적 변용이다. 따라서 저패니스팝의 모방이나 영향이 가요계에 혼재하는 지금, 그의 음악이 매우 의미있고 독특한 위상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신해철의 음악의 미덕은 그의 노래들이 '대중성'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는데 있다. 그러한 대중성과의 거리두기가 그의 음악을 소비문화의 속성으로부터 보호해준다. 조용필의 말을 빌자면, 히트시키겠다는 야심이 대중과 야합하게 하고 자기음악을 만들어낼 용기를 저버리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해철은 용기있는 뮤지션이다. 내가 볼때 그의 3집 앨범은 '자기음악'을 만들어 내겠다는 용기와 고독한 전위정신이 없었다면 제작 불가능했을 앨범이다. 예견하건데, 아마도 그는 대중가요사에서 '자기음악'을 가진 몇 안되는 가수중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유하(시인) ■ 한국 대중음악의 혁명 - N.EX.T 출현 ■ 대중성과 음악성 . 이동전의 양면에 대해 사람들은 흔히 반비례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가끔은 양자를 동시에 지닌 돌연변이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초기에는 메스컴을 통해 화려하게 부상한 점때문에 평가절하되기도 했으나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아티스트'로 분류되는 신해철이 이런 예이다. 소위 언더 그라운드 뮤지션(필자는 한국에서의 소위 언더그라운드라는 용어를 인정하지 않지만)들을 오히려 능가하는 탁월한 음악성을 선보여 왔던 그가 이제 지난 몇년간의 명성과 인기를 부인하고 그룹으로 돌아온 것은 '신해철과 XXX'류의 식도 아니고 아예 솔로로서의 존재를 포기했다는점에서 충격적이다. 외국의 경우 데이빗 보위가 틴 머쉰을 결성하면서 과거의 활동까지 모두 부정한 것등 몇예가 있긴 하나 국내 그룹의 활동이 극도로 위축된 현 상황에서 그의 용깅에 갈채를 보낸다. N.EX.T(New EXperimant Team)이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다음 세대를 향한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국내최초의 풀 컨셉트 앨범 (HOME)을 살펴본다. 상반된 이미지의 앞,뒤 자켓이 암시하듯 이 앨범은 언더와 오버그라운드,흑인과 백인, 동과 서의 벽을 하나의 통일된 메세지하에서, 음악적으로는 모든 장르를 총동원하여 무너뜨리고 있는 포스트 모던 색채의 앨범이다. 가족 구성원의 세밀한 분석과 복잡한 사회구조속에서 흔들리는 가정의 상황을 특유의 쉬운 언어와 기발한 표현으로 나타내고 있다. 인형의 기사 Part 1은 신해철의 Synthesizer가 주도하는 클래식과 전자음향이 융합된 연주곡으로 어린시절 동화세계에서 느꼈던 환상의 이미지를 Intro의 악마의 목소리(자칭 King of Evil Sprit?)에서 후반의 라흐마니노프적인 Piano 연주까지 펼친다. 외국 대중음악에서도 유사한 예를 찾기 힘든 대단히 특이한 사운드로 그 독자성을 인정할 만하다. B면 역시 신해철의 Synthesizer Solo곡 '증조 할머니의 무덤가에서'로 시작되는데, 얼핏 핑크 풀로이드나 밴젤리스가 연상되는 사운드에 국악기 장고 대북까지 등장 '한국적인' 프로그래시브의 느낌을 주고 있다. '영원히'는 Asia의 영향이 짙게 느껴지는 Rock넘버로, 소년시절부터의 음악에 대한 동경과 그 동안 열망해 온 Band로의 귀환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원스런 곡, 'Turn off the T.V'는 Rap, Funk'n Roll, Modern Rock등 비교적 최근 발생한 쟈르에도 구분되기 힘든 모습인데 이렇게 새로운 쟝르가 창조되고 있는 것도 이 앨범의 특징중의 하나인 것 같다. 국내 시장을 인식하지 않은 듯 1,2절을 아예 영어로 하고 있으며 변화무쌍한 구성과 T.V의 역기능-특히 Gulf전등 인명 살상의 생중계-에 대한 반항적인 날카로운 가사가 인상적이다. '도시인'은 최근 기세등등한 하우스 비트의 Rap Song인데 Rock적인 Guitar와 Guitar Solo중에 잠깐 스쳐 지나가는 하모니(흡사 Queen 2앨범의 Sound를 연상케하는)등 그룹의 뿌리가 Rock임을 입증한다. 독설적인 현실비판의 가사는 여전하다. '외로움의 거리'는 흥겨운 펑키리듬에 앨범에서 유일하게 가요적인 멜로디의 흔적이 남아있는 대중적인 넘버. 현란하고 정교한 앨범속에서 유일하게 기타만이 등장하는 '집으로 가는길'은 세멤버의 목소리를 모두 들을수 있는 곳으로 호흡이 잘 맞는 아름다운 하모니도 좋지만 정기송의 짧은 기타솔로 역시 훌륭하다. '아버지와 나'는 8분여에 달하는 이 앨범의 백미로 아름다운 오케스트레이션속에서 아버지와 나의 자아의 대립과 화해라는 한국적인 현실에 대해 솔직한 언어로 낭송한다. 감동적인 가사(누구나 느끼고 있지만 표현하지 못한)가 끝나후 시자되는 매우 짙은 필링의 기타연주가 시작되어 점점 감정이 고조되어 장중한 엔딩에서 결국 폭발하고 마는데, 이 컨셉트 앨범이 대작의 연결이 아닌 소품의 정교한 연결인 것에 대한 아쉬움을 분풀이 하듯 큰 스케일의 구성이다. 마지막으로 '인형의 기사 Part 2'는 대중적으로 매우 사랑받을듯한 아름다운 가사와 구성이 눈에 띈다. 놀라운 것은 여리고 부드러운 신해철의 Vocal이 후반으로 갈수록 격렬한 흑인 소울풍의 보컬로 바뀌는데 원숙해진 테크닉뿐만 아니라 박인수 이후 점멸된듯한 국내 Soul을 잇고 있는는 점도 평가할만 하다. 전체적으로 Drum 이동규와 보컬을 분담하고 있을뿐 아니라 보컬의 비중 자체가 축소된 느낌인데 상대적으로 신해철의 키보드가 앨범 전면을 수놓고 있으며 빠른 속도의 테크닉컬한 연주와 '아버지와 나'에서의 흐느끼는 연주까지 소화해내는 기타리스트 정기송의 등장 역시 촉망된다. 지난해 신해철 콘서트때부터 그림자처럼 신해철을 도와온 정기송은 '여름사냥'서부터 지금까지 상승세의 작 편곡자와 세션맨으로 활동해왔는데 스테이지 연주와 메너도 매우 강해 기타 히어로로서 많은 남자팬들을 벌써 확보하고 있다 한다. 일렉트릭 드럼과 드럼머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동규는 신해철의 국민학교 동창으로 무한궤도 후기부터 이미 팀에 참가해 왔다. 군 복무시 불의의 교통사고로 1년이상 투병생활을 해 N.EX.T의 결성을 늦어지게 한 장본인 목숨은 건졌으나 불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병상에서 드럼스틱을 쥐고 의지와 투병생활로 극복 오랜시간 기다린 신해철에게 합류했다. 작년 신해철의 공연시 무릎에서 피를 흘리며 끝까지 연주를 했다는 후문이며 그런 이유인지 이번 앨범에서는 큰 파워를 요구하지 않은 일렉트릭 드럼을 주로 사용했다. 다음 앨범에서부터 리드보컬을 맡을것이라 이야기되는 미성과 핸섬한 얼굴의 소유자. 이 기념비적인 앨범은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넘치는 패기 때문인지 과도기적인 성격이 곳곳에서 눈에 띄지만 우리나라 그룹의 특징이 되어버린 허무한 해산없이 계속 활동해 나간다면 조만간 우리도 세계시장에 진출한 뮤지션을 갖고 싶다는 팬들의 바램이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전정기(인본주의 음악 연구회) 이영주(팝칼럼리스트) N.EX.T MUSICIAN KISONG CHUNG : ACC & ELEC GUITAR HAECHUL SHIN : SYNTHESIZERS, PIANO, VOCAL DONGKYOO LEE : ACC & ELEC DRUMS, TIMPANI, VOCAL Additional Rap & Backing Vocals : Jihoon F. Seong, Jinwon Park, Kwanwoo Park, Sejong Kang N.EX.T Staff Engineered by SEYOUNG CHOI Mixed by SEYOUNG CHOI, HAECHUL SHIN Assisted by YOONSEOK CHOI, DONG-IL PARK, HYUN-UH UHM, HEE JEONG GOH, WONJIN KIM Special Effects by HAECHUL SHIN Recorded at Seoul Studio, Seoul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