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DAYS
새벽까지 일하고 잠 든 다음의 아침이었다. 눈을 떠 누운 채 센티멘탈 시너리의 앨범을 듣기 시작했고, 천천히 바닥에 붙어있던 몸을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 마치 부러진 뼈가 다시 붙어 낫는 것처럼. 아마 마음도 좀 그랬던 것 같다. - 강명석(대중문화평론가, 웹진 ize 편집장) 청춘의 뜨거움을 견디지 못해 홀로 떠났던 스무 살의 바다가 떠올랐다. 나타났다 사라지고, 이내 다시 모습을 드러내던 수평선 위의 배처럼 청춘의 다양한 편린들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그의 음악에서 귀를 뗄 수가 없었다. 그때 그 날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어서. - 곰PD(KBS 라디오 PD) 3월에 공개한 싱글 ‘지금 여기, 이곳에서’의 확장된 표현형 같은 앨범. 피아노, 스트링, 기타 등의 리얼 악기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센티멘탈 시너리는 더욱 따스하고 포근한 사운드를 일궈내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건, 달라진 악기의 활용이 아니다. 그가 다루는 도구는 변화했지만, 인상적인 멜로디의 결과 공간감 넘치는 소리의 풍경에는 변함이 없다. 이 점이 핵심이라고 본다. 센티멘탈 시너리라는 뮤지션의 창작력이 결코 '장르 한정이 아님'을 증명하는 앨범인 것이다. -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청춘을 달리다' 저자) 어? ‘정제된 인스트루멘탈’로 각인되어 있던, 내가 알던 센티멘탈 시너리가 맞나? 서정과 우수, 신파와 의외의 귀여움까지. 그 속에 굉장히 많은 ‘이야기’와 ‘느낌’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구나. 진작 드러냈으면 현재 대중음악 지형도에서 선점했을 부분이 많았을텐데, 싶은 안타까움보다 더 큰 반가움과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세계의, 아니 풍경의 확장! - 윤성현 (KBS 라디오 PD) 그루브가 빠지면 낯설고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짙은, 에피톤 프로젝트 못지 않은 완성도 높은 어쿠스틱 싱어송라이터 앨범이 만들어졌다. 예전에도 어쿠스틱 성향이 꾸준히 공존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건 잠깐의 외도가 아닌 오래 갈고 닦아온 진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 멋진 앨범을 들었다. - 이대화(대중음악평론가) 센티멘탈 시너리의 ‘11 DAYS’는 청각적 유희를 넘어 무감각한 낭만의 귀퉁이에 아스라이 선회하던 감정마저 적발해낸다. - 이호재(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서플러스 X 감독) 센티멘탈 시너리(Sentimental Scenery), 3년 만의 컴백! 폭발적인 감성을 쏟아내는 싱어송라이터로의 화려한 변신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을 위한 기록과 다짐의 노래 정규 2집 [11 DAYS(2CD Special Edition)] 감각적인 비트와 섬세한 감성의 조화로 ‘일렉트로닉 씬의 뉴 리더’라는 별칭을 얻으며 주목을 받아 왔던 센티멘탈 시너리가 두 번째 정규 앨범 [11 DAYS]을 발매한다. 정규 1집 [Soundscape]이 발매된 해가 2011년이니 정규앨범으로 따지면 4년, 피지컬 앨범으로 따지면 2012년 발매한 겨울 스페셜 앨범 [There Is Nowhere Else In The World] 이후 3년 만이다. 그 동안 군생활을 순조롭게 끝낸 그는 제대 후 발표한 두 개의 싱글 [추억을 걷다(‘사랑의 단상 Chapter 5’ 수록곡)]와 이번 앨범에 앞서 선공개한 루시아와의 듀엣곡 [지금 여기, 이곳에서]를 통해 인스트루멘탈 위주의 음악 활동에서 벗어나 자신의 보컬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의외의 행보를 보여 왔다. 그리고 마침내 공개되는 [11 DAYS]에서 센티멘탈 시너리는 자신의 최강점이자 특수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일체 배제, 서정적인 감성과 사운드로 가득 찬 음악을 들고 돌아와 ‘싱어송라이터’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11 DAYS]는 11개의 곡이 담긴 담긴 1CD와, 7개의 인스트루멘탈 트랙이 담긴 2CD로 구성되어 있다. 변화의 지점은 역시 1CD 수록곡들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두 번의 싱글을 통해 보여주었던 놀랄 만한 보컬 실력은 드디어 그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며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을 보여준다. 고음도 무리 없이 소화해 내는 그의 목소리는 때로는 애절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울려 퍼지며 ‘센티멘탈 시너리 표 발라드’가 무엇인지 청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켜 내고 있다. 앨범은 보컬 뿐 아니라 멜로디, 악기마저 기존 센티멘탈 시너리의 음악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로 가득하다. 느릿한 호흡으로 전개되는 타이틀곡 ‘서약’을 비롯해 낭만적인 여행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기나긴 여정’, 사랑의 설렘을 가득 담은 발랄한 곡 ‘Beautiful Sunday’, 나태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는 ‘누군가의 나날들’, 이번 앨범의 선공개곡이자 루시아와의 듀엣곡이기도 한 ‘지금 여기, 이곳에서’, 보그걸 코리아와 스톤헨지의 ‘뷰티풀 모먼트’ 프로모션 비디오에 삽입돼 일찍부터 화제를 모은 엔딩 인스트루멘탈 트랙 ‘Epic’ 등 대부분의 수록곡에서 피아노와 더불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부드러운 현악기의 선율이 주를 이룬다. 심지어 2008년 [사랑의 단상 Chapter 2]를 통해 공개했던 ‘Compassion’조차 비트를 빼고 스트링을 추가해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하는 등 최대한 전자음을 배제했다. 이 외에도 안녕하신가영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아껴줘’와 아련한 유년시절을 추억하는 ‘별 쏟아지던 밤’, 또 다른 인스트루멘탈 트랙 ‘Love is nothing’ 그리고 허망한 이별의 고통을 노래한 ‘가혹한 계절’에서는 스트링마저 모두 제외하고 오직 피아노와 코러스, 어쿠스틱(혹은 일렉트릭) 기타 등 최소한의 세팅으로 간결함의 매력을 과시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삶에 대한 것들을 노래하고 있다. 정식 데뷔는 2008년이지만, 2006년 ‘Cinema In The Heaven’을 발매하고 음악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9년째. 그러는 동안 삶은 서른 해를 넘겼다. 누구나 한 번은 맞닥뜨리게 되는 시기, 삶의 한복판을 지나며 그는 오선지 위에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반추, 현재에 대한 반성,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다짐 같은 것들을 글로 덧붙였다. 음표와 비트, 리듬만으로 가득했던 그의 음악 세계는 그렇게 노랫말이 더해진 ‘이야기’로 완성되어 사람들과의 공감을 시도한다. 센티멘탈 시너리 특유의 감각적인 사운드만을 감상하고자 한다면 2CD에서 그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1CD 수록곡인 ‘기나긴 여정’과 ‘지금 여기, 이곳에서’, ‘별 쏟아지던 밤’의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비롯해 ‘Monochrome’과 ‘Cruel World’, ‘Solar Eclips’, ‘Faded Note’까지 변함없이 센스가 넘치는, 한편으로 더욱 진일보한 사운드의 조합은 일종의 쾌감마저 선사한다. 자신의 삶을 ‘노래하는’ 센티멘탈 시너리는 어쩌면 낯설지 모른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인생은 낯선 처음인 법. 새롭게 시작된 그의 음악 여정에, 즐거운 발걸음을 함께해 보자.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을 색다른 삶의 풍경들이 가슴 속으로 걸어 들어오게 될 것이다.